가. 영어교육의 목적 이해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 외국어인 영어를 가르치는 목적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은 영어교육의 목적이 영어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어교육의 목표에서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을 강조하게 된 것은 비교적 근래의 일이다. 영어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은 세계화의 조류와 교역의 필요성 때문에 근래에 와서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실용적인 목표이다.
1)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관용성 함양하기
외국어 교육의 본래적 목표는 '나의 것과 다른것에 대한 이해와 관용성의 함양'이다.
다른 것데 애한 진정한 이해와 관용성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세이고 자질이다.
자의 것과 전혀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관용성은 외국어를 배움으로써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다. 우리의 헌법 전문, 교육기본법, 국가교육과정에는 '세계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인간상' 을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나의 것과 다른것에 대한 이해와 관용성 없이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2) 사고의 지평을 넓히기
외국어 교육의 또 다른 목적은 학습자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다. 사춘기가 넘을 때까지 모국어로만 교육을 받고 생활한다면 사고방식과 문화가 자국어 방식으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신의 것과 다른 사고방식과 표현 방식을 접하지 못하면 자신의 사고가 편협해지기 쉽고, 집단적으로 비슷한 획일적 사고를 하게 되고, 유연한 사고력을 기르기 어렵게 될 것이다. 자국어와 다른 외국어의 표현 방식을 접해보는 것은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의 개발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유연한 사고력과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3) 삶의 질 확보하기
영어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개인의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영어자체가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큰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다. 영어가 지식과 정보의 생산, 저장, 유통의 핵심적인 수단이 되어있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든지 영어가 전혀 필요 없는 분야는 거의 없다. 즉, 영어 의사소통 능력은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되고 있다. 업무상 영어가 직접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 할 지라도 영어를 잘 구사할 줄 안다면 자신의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 자신이 맡은 일을 확실히 장악하고 주도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 삶이 윤택해지는 것 못지않게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현대사회에서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이며, 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가? 학생에게 앞으로 너의 삶에는 영어가 필요없을 테니까 지금 배우지 말라고 한다면 받아들일 학생이 누가 있겠는가?
영어는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이라는 도구적 목적 뿐만 아니라, 국제화 시대, 개방화 시대, 지식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도 배워야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서 영어를 초등학교에서부터 가르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97년부터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나. 초등학생의 특성 이해
어린이의 발달 특성에 관하여 어떤 도식적인 법칙을 세우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7세 어린이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으며, 또 10세 어린이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기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어린이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런 특성들을 초등영어교육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1) 의미 파악 능력이 뛰어나다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만6~7세)에는 우리말로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우리말 사용 능력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그 능력은 계속 발전해 나간다. 하지만 우리말의 사용 능력이 꽤 발달되었다 하더라도 순전히 말로만 지시를 하거나 정보를 전달하려 하면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린이라 하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이나 상황 속에서 말의 의미를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 가운데서 의미를 파악하는 기술은 어린이가 학교생활, 가정생확 속에서 부딪히는 새로운 단어나 개념, 표현 등을 스스로 배워 나가는 데 활용된다.
2) 언어의 사용이 창의적이다.
어린이는 자기 나름대로 자신의 목적에 맞게 자기 말을 할 줄 안다.
즉, 어른들의 말을 듣고 그대로 외워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창의적으로 사용할 줄 안다. 어린이는 어른이 하면 짧고 요령 있게 할 수 있는 말도 길게 하는 수가 있다. 또 문법이나 개념도 곧잘 자기를 마음대로 만들어서 사용하곤 한다. 즉, 상황에 적절한 어휘가 생각나지 않으면 자기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하고 싶은 말을 기발하게 표현해 내기도 한다. 이런 능력에 어른들은 때때로 놀라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한다.
3) 간접 학습 능력이 크다
어린이는 간접 학습 능력이 대단히 크다.
어린이들에게 다른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단어나 어구를 추측해 알아맞히는 게임을 시켜보면 매우 재미있어 한다. 다른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그 단어나 어구 자체보다는 자신이 올바르게 추측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그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 추측 게임은 단어나 어구를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결화적으로 그 단어나 어구 자체를 배우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이과 같이 간접적, 무의식적으로 배운 것들은 실제의 언어 사용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연결된다. 어린이는 간접 학습 능력이 상상 외로 매우 크다.
4) 스스로 흥미를 창출한다.
어린이는 본능적으로 놀이를 좋아한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일이나 활동에서 재미를 발견하거나 재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린이는 어떤 일에 빨려 들기만 하면 그 속에서 스스로 흥미를 발견하고 그 일에 집중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어른들의 눈에는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고 실용적인 가치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어린이들의 눈에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어린이들이 만화나 만화 영화 등 꾸며진 이야기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5) 상상력이 풍부하다.
어린이는 항상 상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 상상하고 환상에 젖는 데 큰 기쁨을 느낀다. 어린이들은 자기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느나 매우 분주하다. 주면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 내기도 하지만 패턴에서 벗어난 것을 찾아 낼 줄도 안다. 상상하고 환상을 가지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는 진정한 생활의 일부이다. 따라서, 반인반마와 같은 괴물은 어린이들의 상상의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을 그들 수준의 언어로 표현해 보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어린아이에게 영어로 된 이야기 그리맥의 그림을 짚어 가면서 읽어 주는 일을 상당 기간 계속하면, 해당 페이지의 영어를 다 읽었을 때 그 어린아이는 자기가 알아서 책장을 넘길 줄 안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문자는 몰라도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상상하여 자기 나름대로 그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한다는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린이의 상상력은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6) 신체적 활동이 왕성하다.
어린이는 또래와 같이 활동하고 함께 이야기하기를 본능적으로 좋아한다. 어린이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러한 특성은 수업이 질서 정연하고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이러한 특성이 존재한다면, 이것을 억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이용하기에 따라서 어린이 영어 학습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올릴 수도 있다.
7)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어린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길이는 매우짧다.
한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5분에서 15분 정도이다. 어린이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움직이고, 몸을 꼬며, 뭔가에 손을 대려고 한다. 발꿈치로 걸상을 툭툭 차거나 펄쩍펄쩍 뛰거나 팔을 들어 움직이거나 주변의 물건을 만지거나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목소리를 바꾸어서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은 어린이에게는 지극히 정상이다. 어린이는 어떤 활동에 흥미를 잃고, 집중력이 분산되기 시작하면 학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린이에게 한 가지 활동을 너무 많이, 너무 오래 시키면 싫증을 낸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흥미를 잃기 전에 다른 종류의 활동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따라서 한가지 학습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가지의 다양한 학습활동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8) 구체적 세계가 우선한다.
어린이는 손과 눈과 귀를 통해 사물을 이해하고, 추상적인 관념보다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 세계를 우선시 한다. 듣기만 하는것 보다는 보고 듣는 것이, 보고 듣는 것보다는 보고 만져 보며 듣는 것이 훨씬 더 쉽고 직접적으로 이해된다.
9) 즐거움을 느낄때 가장 잘 배운다.
어린이는 의자에 똑바로 앉아서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지 못한다. 어린이는 유독 지겨운 것을 참지 못한다. 똑바로 앉아서 정신을 차리고 선생님 말씀을 주의깊게 경청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뭘 배울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은 어린이에게 애당초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학교 다니는 어린이들에게 공부는 매일 매시간 반복되는 생활 그 자체이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재미가 없고 즐거움이 없다면, 매일 지속되는 그 시간들은 지옥 같은 시간일 것이다. 학생이 그렇게 느낀다면, 선생님이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학생 쪽에서는 학습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공부에 있어서도 어린이에게는 어린이 수준에 맞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어린이는 놀기를 좋아하고,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낄 때 가장 잘 배운다. 어린이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해 주는가에 신경을 많이 쓴다. 또 즉시 결과를 원한다. 색다른 것을 배우면 집에 가서 즉각 부모님에게 말해서 칭찬을 듣거나,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한다. 칭찬을 받은 일은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한다. 어린이 교육에 있어서 즐거움과 칭찬을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10) 영어도 국어처럼 생각한다.
이즈음의 어린이는 우리말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들었는지를 말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이야기할 수 있고, 시간적 순서가 명백한 것은 그 순서도 말할 수 있다. 언어 자체보다는 언어가 사용되는 상황을 보다 빨리 이해하고, 언어의 서로 다른 기능을 분명히 알지는 못해도 이미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어 문법은 거의 숙달한 단계에 다다르며, 어른들이 쓰는 어려운 어휘를 모를 뿐, 기본적인 생활 용어는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안다. 그래서 어린이는 자신이 국어를 배운 방식대로 영어도 배우려고 한다. 어린이는 영어를 배울때 의미의 전달을 언어 표현자체보다 더 크게 의식하고 있다. 즉, '어떻게 표현할까' 보다는
'무엇을 말할까' 에 더 중점을 둔다. 그래서 영어의 발음이나 표현 등에서 언어와 의미를 분리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받아들이고 통째로 사용한다. 또 조금 배워도 그 조금밖에 안되는 영어지식을 여러가지의 상황에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래서 다른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더 많은 영어를 습득할 수 있고, 유창성을 점점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따. 따라서, 자연스런 의사소통의 상황을 가능한 한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11) 국어로 이미 배운 것은 영어로 더 잘 배운다.
국어로 동물 이름을 배운 어린이는 영어로 동물이름을 배울때 더 빨리 배운다.
국어에서 배운 개념을 영어 학습에도 전이하기 때문이다. 이때 영어로 배우는 단어는 새로운개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어로 어떻게 나타내는지 그 표지만을 공부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자 언어 기능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국어로 읽기를 이미 배운 어린이는 영어에 읽기가 도입되면 매우 빨리 배운다. 이것은 국어의 문자 언어 읽기기능을 영어 읽기에도 전이하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영어로 말할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국어로 배울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12) 영어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다.
어린이가 영어를 배울때 아무런 기대감도 없이 백지 상태로 임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에 대한 어떤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고 있으며, 가족, 친구, 사회의 일반적 기대감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또 어린이는 긴 말을 모방하고 외우는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 우리말을 배울때 이미 그러한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영어의 굳어진 언어 표현들을 어느 정도 외우고 있으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표현을 써가며 영어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한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어린이는 영어를 어느정도 배운 후에는 영어로도 의사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즉, 영어를 실제 생활에서 써보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그리고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 관해 말해 보려고 한다. 국어로 읽기와 쓰기를 이미 하고 있는 어린이는 영어로도 똑같이 읽기,쓰기를 하고 싶어한다. 취학 전 어린이는 국어로 하듯이 듣기,말하기만 가르쳐도 괜찮겠지만, 이미 국어로 읽고 쓸 수 있는 어린이에게 읽기,쓰기를 전혀 가르치지 않으면 학교에서 실제로 하고 있는 학습활동과 달라지게 된다. 국어로 읽기,쓰기를 잘하고 있는 어린이에게는 영어로도 읽기쓰기를 가르치는 것이 좋다. 국어로 문자가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어린이에게 영어 문자를 의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린이는 기대하는 바를 영어 수업시간에 얻지 못하면 스스로 실망하고 관심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 정리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 ④ 초등영어 평가의 방향- 초등영어의 평가 (0) | 2023.04.21 |
---|---|
1.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 ③ 초등영어 평가의 방향- 평가의 목적, 평가의 요소 (0) | 2023.04.20 |
1.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 ②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 초등영어 지도의 원칙 (0) | 2023.04.19 |
1.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 ②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초등영어 교육과정의 이해 (0) | 2023.04.18 |
1. 초등영어 지도의 방향 ① 이론적 논의 (0) | 2023.04.17 |